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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마도 3차 조행기 - 4편
======== 19(금) 밤 ======== 9시쯤 식사를 하는데 부자팀은 6자 준치의 참돔을 눈멀어 운 없이 걸린 고기로 치부하며 한껏 겸양의 무용 화법을 펼친다. 듣기가 거북하다. 점쟎게 말씀하시는 투나 해박한 대마도 관련 지식도 입질 제대로 못받은 기차섬의 심사엔 배배 꼬여서 들린다. 니비럴! 오륙도님도 어제 오늘 낚시다운 낚시를 못해서 열이 받힌 상태. 우리가 출조한 한참 뒤 혼자서 포인트 조사를 나간 정사장이 식사가 끝날 무렵 긴꼬리를 위주로 해서 뱅에돔 9마리를 잡아 왔다. 웃기는 노릇아닌가. 자기는 손맛 진하게 보고 우리는 힘만 절라리 쓰고 손만도 못본채 아까운 시간만 보낸거다. (물론 정사장은 손님들이 확실히 손맛을 볼 수 있는 자리를 확보하기 위해 혼자서 나간 것이다.) 난 식사를 마치고 잽싸게 우리방에 들어와 자리에 누웠다. 가져 간 일본어 교본을 펴고 열심히 히라가나를 복습했다. '아가사나 다마하~. 니홍고나 함 파버려?' 이러면서. 좀 있으니 샤워를 마친 오륙도님이 들어오고 저들은 한국에 전화 할겸 맥주도 살겸 슈퍼로 나간다고 부산하다. 형님은 나를 다그쳐서 결국 밤사냥을 나가기로 한다. 정사장이 저 들과 들어오는 대로 우리와 함께 벵에사냥을 가기로 했다는 것이다. 둘은 쓴 담배를 씹으며 다시 낚시복을 입었다. 그래 정사장이 잠시동안 9마리를 올리고 몇방 터트린 자리이고, 새벽 3시 까지 들물이니 아직 고기가 있을거야. 이밤으로 뿌리를 뽑아서 낼이면 승자의 여유로 새로이 시작하자! 포인트에 내리니 벌써 시간이 11시가 넘었나 보다. 그곳은 1년 전 블루포인트로 가기 전에 우리가 잠시 내린 적이 있는 얕은 갯바위로 근체에 큰 방파제가 있었다. 작년에는 없었던 좁은 해변로도 생겼고 방파제도 훨씬 커진 것 같다. 정사장은 데트라로 가고 우리는 200미터쯤 해변로를 걸어서 2미터 높이의 여덩어리에 올라 발밑으로 벵에를 친다. 내가 먼저 캐스팅하고 곧바로 히트. 좀 있다 다시 히트. 형님은 수중여에 자꾸 걸리나 보다. "어이 수심 얼마서 무노?" "2미터예" 좀있다 형님이 히트. 황줄깜정이었다. 그러다 입질이 뜸하고 이내 밑밥도 떨어졌다. 내가 한마리를 더 걸 었는지 확실치 않다. 저녁에 남은 밑밥만 가져와서 실탄이 얼마 없었다. 시간도 그러저럭 2시가 넘고. 마침 정사장이 후레시로 깜박 깜박 신호를 보내고 형님도 마치 모르스 부호를 타신하듯 리듬을 타며 신호를 보낸다. 200미터 거리지만 길이 좋으니 덜 고되다. 방파제에 올라가 보니 있어야 할 정사장이 없다. 차도 비어 있었고. 불러본다. "정사장~, 정사장님~, 어이 빅마마~" 아무리 불러도 대답이 없다. 한 5분 지나니 겁이 덜컥난다. 저 큰 테트라 사이로 사면을 타고 곧부리 쪽 어딘가로 나간 모양인데 혹시 돌아 나오다 헛디뎌 빠진 것이 아닐까? 방파제가 너무 높아서 만약 떨어진다면 즉사했을 가능성이 크다. 말도 안통하는 이국, 그것도 새벽 이런 외진 어촌 마을에서 이 일을 우예 감당하나? 회사에 결근까지 내고 왔다가 경찰서서 조서 쓰느라 시간 다 보내는 것 아이가 싶고... 형님과 나는 동시에 머릿속이 복작해지며 덜컥 긴장감에 휩 쌓였다. 심상치 않다. 결국 내가 데트라를 타고 바깥쪽으로 나가서 정사장의 흔적을 찾아보기로 하고 데트라 2개를 넘어 다시 3개에 도전할 즈음 저쪽 끝바리에서 후레쉬 불빛이 보이더니 정사장이 테트라를 넘어 나온다. 십년감수 했다. 고기가 안되어 짜증을 낼뻔 했던 우리는 그저 정사장이 무사하니 다행이었다. 내 참! 그렇게 두째날이 갔다. 3시가 넘어 내가 잠들 때 오륙도님은 아직도 담배를 벅벅 피워대고 있는듯 했다. 계속 5편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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